설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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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종에 대하여카테고리 없음 2025. 6. 17. 15:37
조동종(曹洞宗)은 중국 선종(禪宗)의 오가칠종(五家七宗) 가운데 하나로, 묵조선(黙照禪)의 전통을 대표하는 종파이다. 이 종파는 당말에서 오대(五代) 시기에 걸쳐 활동한 동산양개(洞山良价)에 의해 창립되었다.조동종의 수행은 간화선을 중심으로 한 임제종과 구별되며, 특히 공안을 들고 깨달음을 촉구하는 자극적 방식보다는, 조용히 앉아 고요히 자기 자신을 관조하는 묵조선을 핵심으로 삼는다. 이 수행은 화두를 놓고 의심하는 ‘화두선’과 달리, 언어와 개념, 의식적 분별을 모두 내려놓고 그저 ‘있는 그대로’를 관하고 머무는 데 중점을 둔다. 이 방식은 수행자에게 어떠한 깨달음의 목표도 설정하지 않으며, 도달해야 할 진리의 경지조차 긍정하지 않는다. 조동종의 수행은 곧 ‘좌선이 불법’이라는 전제 위에 성립하며,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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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지스님에 대하여카테고리 없음 2025. 6. 17. 15:27
설지(雪池)는 21세기 한국 불교계에서 드물게 묵조선(黙照禪)을 정면으로 옹호하고 실천한 승려이자 저술가이다. 20대 초반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실존적 물음과 깊은 죽음의 공포에 직면한 그는,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 선원에서 좌선을 시작하였다. 그의 수행은 단순히 불교 교리나 전통을 따르는 종교적 실천이 아니라, 존재와 고통, 죽음에 대한 근원적 탐구로 자리 잡았다. 그는 좌선 속에서 자아와 분별의 본질을 관찰하며, 선종에서 말하는 ‘현성공안(現成公案)’의 체험에 이르렀다.설지의 수행은 한국 선불교의 주류 방식인 간화선(看話禪)과 구분되는 묵조선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묵조선을 위한 변명』에서 묵조선이 결코 무기력하거나 공허한 침묵이 아니라, 언어와 사유 이전의 진실에 가장 근접하는 수행 ..